2023년
심정적으로 많이 힘든 한 해였다. 준비하던 것이 잘 되지 않았고 상황도 따라주지 않아서 여러번 무너지기도 했다. 20대 후반은 다 그렇다고들 한다지만 내 주변은 특수목적대학교를 나온 후 바로 더 힘든 사회생활에 뛰어든 친구들뿐이라 와닿지 않는 말이었다. 하던 것을 그만두고나니 남은 것이 없었다. 하고싶은 것도 없고 찾을 의지도 생기지 않고 친구들, 선배들에게 연락할 용기도 남아있지 않았었다.
국비교육과 2024년
그러다 정말 아주 우연히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프로그래밍언어를 체험해보는 경험을 하게되었다. 내 평생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았던 분야였는데 그 잠깐이 정말 재밌어서 하루종일 붙잡고 있었다. 그 관심은 곧 궁금함으로 넘어가서 이런 것을 다루는 사람들은 뭘 하는 사람들인지,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일을 하는 건지 너무나 궁금해 스스로 이것저것 찾아봤다. 시작부터 온갖 부정적인 말들이 가득했다. 비전공 국비 현실. 나는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하고 찾아본게 아니었는데 저런 말을 보니 더 궁금해졌다.
학생 때부터 공무원을 지망하고 대학은 친구의 추천에 따라 심각한 고민없이 진학하고, 졸업 후 진로 또한 의욕없이 정했던 내가 스스로 다른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 자체로 너무 재밌었다. 이왕 염두에 둔 거, 더 고민했다가는 시간만 흘러갈 것 같아 국비교육을 신청하고 벌써 교육 6주차를 맞이하게 됐다.
공부해야할 것이 끝이 없다. 하나를 알면 열개를 더 알아야 하고 그 깊이도 천차만별이었다. 매주 생기는 해야할 일들이 점점 더 늘어만 가는데 이게 막막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재밌게 느껴진다. 동시에 포기하고 싶어지지 않아졌다.
교육을 시작한 이후로 지난 한 달동안 내 얼굴과 표정이 보기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힘들어서 다크서클이 턱끝까지 내려왔는데도 말이다. 전할 소식이 없어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들과 선후배들한테도 연락할 용기가 생겼고 지난 일들을 주고 받으며 힘을 얻었다. 체력의 한계도 있고 하기 싫어지는 순간이 한 번쯤은 올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살면서 처음으로 온전한 내 선택으로 가고 있는 이 길을 내 스스로 벗어날 일은 없을 것 같다. 내 선택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잘 하고싶다. 그리고 그런 나를 내가 응원하고싶다.
2024년은 누가 말한대로 나의 해가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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